[겉말속뜻]『여야간 싸움은 「칼로 물베기」같은것』

  • 입력 1998년 10월 20일 19시 20분


▼“여야관계는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와 같다.”▼

야당시절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으로서 대여(對與)협상창구를 맡았던 국민회의 김태식(金台植)의원은 20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야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말 속에는 서로 상대를 비방하면서 죽기 살기로 싸웠던 최근의 여야관계에 대한 자성도 포함돼 있었다.

김의원은 “여야관계란 기본적으로 부부관계와 같아서 사이가 벌어질 수 있지만 결별하기는 쉽지 않다”며 “서로를 인정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정치란 상대가 있어야하는 만큼 만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결별을 선언하면 정치가 실종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회의가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과 관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배제론을 폈다가 철회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

당내에서도 이같은 ‘여야관계 부부론’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정동채(鄭東采)의원은 “여야관계란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은 만큼 항상 극단적인 언사를 서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의원도 “여야는 서로 티격태격할 수 있지만 각자의 치부를 국민에게 드러내보이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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