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바빠졌다…金대통령 잇단 질책에 긴장

  • 입력 1998년 10월 21일 19시 1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내각에 대한 잇단 질책으로 국무총리실이 긴장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더딘 규제개혁 작업을 지적한데 이어 20일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경기활성화대책 실업대책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들면서 다시 회초리를 들었다.

특히 김대통령은 실업자 문제는 사회불안 요인으로 비화할 수 있다며 김종필(金鍾泌)총리에게 실업대책을 직접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효율성이 낮은 공공근로사업과 실직자 직업훈련 등 실업대책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총리는 전날 규제개혁위원들과 만찬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21일에도 규제개혁전문가 소위위원들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불러 저녁을 내면서 규제개혁 작업을 독려했다. 정해주국무조정실장은 이날 규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규제철폐 50%목표 달성방안을 논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경기진작대책 실업대책 현장점검 사항을 하반기 정책평가에 반영하는 등 앞으로 관계부처를 채근하는 작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의 질책에는 내각을 통할할 책임이 있는 총리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과 함께 정치적인 의미도 담겨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최근 김총리의 잇단 내각제 발언에 대한 ‘견제구’ 성격도 담겨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작 김총리는 이같은 해석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여러가지 개혁조치가 국민의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내각을 독려한 것”으로 풀이했다. 대통령이 내각에 ‘주마가편(走馬加鞭)’한 것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총리는 국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챙겨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을 받은 이상 앞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상당기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김총리의 한 측근은 “총리가 내달초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공주대 기념특강에서는 교육개혁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내각제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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