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정치개혁은 모든 개혁의 출발』

  • 입력 1998년 10월 21일 19시 3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1일 “정치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불신은 참으로 크다”며 “건국 이래 최대의 정치개혁이 성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민회의 자민련 정치개혁특위 위원들과 조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정치개혁이 잘 되면 국정이 안정적 능률적으로 운영돼 경제가 회생할 것”이라며 “경제를 살리고 사회정의를 일으키고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개혁이 당면한 경제개혁은 물론 사회개혁 등 미래의 초석을 다지는 다른 모든 개혁의 필요조건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국회는 쉬지 않고 일해야 하며 정당은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한다고 정치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여론에 밀려 무리한 일을 하면 잘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한 균형있는 안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를 지나치게 이상에 치우쳐 정치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묶어놓아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김대통령이 바로 이어 “어떤 경우에도 불법적 정치자금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 “선거자금도 합법적으로 필요한 정도를 모금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취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획기적인 정치개혁’과 ‘국가백년대계’는 무엇을 의미할까. 김대통령은 지론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등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에 정치개혁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게 여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 바탕에는 정치판을 새로 짜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제도개혁에 의한 정치구도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제도개혁이 이뤄지면 당장 여당의 재편부터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따라서 이날 조찬간담회는 지지부진한 정치개혁 작업에 대한 독려의 성격이 강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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