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맞수]한영애-나오연의원

  • 입력 1998년 11월 16일 19시 20분


여야 총재회담 이후 가라앉는가 싶던 ‘세도(稅盜)’논쟁이 1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또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먼저 입심좋은 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의원이 “국세청 대선자금모금사건의 본질은 징세권을 악용한 대가성 모금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국가의 기반을 뒤흔든 엄청난 범죄행위”라며 불을 질렀다.

한의원은 “OB맥주처럼 징세유예나 납기연장을 해준 것은 이익을 준 대가성이었고 다른 기업처럼 세무조사를 면제해준 것은 불이익을 주지 않는 대가성이었다”며 대가성의 유형을 구분 비교하면서 한나라당을 맹공했다.

한나라당의 수비수는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으로 세금전문가인 나오연(羅午淵)의원.

한의원에 이어 발언대에 선 나의원은 “여당에서는 OB맥주가 대선자금을 낸 대가로 세금 8백30억원을 납기 연장받았다면서 ‘세도’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OB맥주에 대한 납기연장은 관할 세무서장인 경기 이천세무서장의 권한사항”이라며 “11일 재정경제부 국감때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천세무서장이 납기연장은 적법하게 처리한 것이지 누구로 부터 압력을 받은 일은 없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전직 국세청장과 차장이 자금모금에 관여했지만 국세청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의 불법행위라는 게 나의원의 주장. 그러나 두 의원이 치열한 논쟁을 벌인데 비해 막상 답변에 나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논란에 끼고 싶지 않다는 듯 “누가 세도라고 먼저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지켜보자”며 가볍게 응수하고 넘어갔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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