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이 한미 정상회담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라는 것은 한국 기자들만의 생각이었을 뿐 참석한 외신기자들은 빌 클린턴대통령을 향해 이라크와 인도네시아 사태는 물론 클린턴대통령의 이른바 ‘지퍼 게이트’로 인한 의회 탄핵문제까지 거침 없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에 나선 내외신 기자는 모두 6명.
한국 기자들은 북한의 평북 금창리 지하시설의 핵시설 의혹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전략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두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AP통신 기자가 이라크사태에 대해 묻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 핵문제’는 외신기자들의 관심에서 떠났다.
CNN의 여기자가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미의회의 탄핵문제를 꺼내자 클린턴대통령은 순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답변을 피하지는 않았다.
“나는 이 문제가 정치 또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이미 인정했다. 하지만 의회가 어떻게 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하길 바란다. 비정치적으로, 그리고 초당파적으로 처리해주길 바란다.”
미국기자들이 방문국의 이슈보다는 미국내 이슈를 집중 질문함으로써 방문국 관계자들이나 국민을 당혹케 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국기자들이 현안인 북한 핵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기 때문에 다시 중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미 언론의 눈에 비친 ‘글로벌 이슈’가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김창혁<정치부>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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