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공안1부 박철준(朴澈俊)부부장검사는 이날 한씨에 대해 미리 준비한 1백27개 신문사항을 1시간반에 걸쳐 물어본 뒤 “추가 신문을 하겠다”며 한씨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보고서에 대해 물었다.
한씨는 당황한 표정으로 “이후보측에 두차례 보고한 것이 사실이다”고 진술했다. 이때 변호인이 벌떡 일어서 이를 제지하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검찰이 ‘특단 협상카드 정보보고서’를 확보한 것은 재판을 불과 1주일 앞둔 지난 23일.
검찰은 안기부가 9월12일 한씨의 집에서 압수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검색해 이 보고서를 발견했다. 검찰이 공판과정에서 기습적으로 이같은 증거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보강수사를 계속하면서 안기부측에 압수품을 넘겨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안기부가 한씨 등을 송치할 때 왜 압수품을 모두 검찰에 넘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정보·하태원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