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공과 포섭전술]친숙-체제선전단계 거쳐 완전포섭

  • 입력 1998년 12월 14일 19시 12분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정치부 산하 ‘적공과(敵工課)’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근무하는 한국군에 대해 사전에 치밀한 포섭공작을 세워놓고 접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적공과 소속 변용관상위는 귀순 직후 국군기무사령부의 신문에서 ‘북한군 적공과’의 한국군 포섭전술과 그에 따른 공작실태에 대해 상세하게 진술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JSA소대원에 대한 접촉원칙은 감시가 소홀한 야간을 이용해 1대1로 단독 접촉하고 접촉사실은 절대로 비밀을 준수토록 했다.

구체적인 포섭단계는 3단계. 1단계는 5∼10차례 꾸준히 접촉하면서 친분을 쌓는 ‘친숙단계’. 2단계는 10∼30차례 접촉을 계속하면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 교양한 뒤 대상자에게 번호 및 가명을 부여하는 ‘역량단계’. 마지막 3단계는 포섭대상자의 신상자료를 수집해 상부에 보고한 뒤 승인을 받은 상태로 ‘완전포섭단계’.

완전포섭된 한국군에게는 김일성배지와 북한공민증 등이 지급됐으며 후방으로 전출되거나 제대한 후에도 차후 접선공작을 수행하는 장기잠복(고정간첩)임무가 부여됐다고 변상위는 밝혔다.

적공과의 보고체계는 개인별 활동결과는 임무 종료 즉시 조장에게 개별보고하고 이 중 가치가 있는 사항은 적공과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변상위는 연간 공작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초소 창틀에서 대화한 것까지도 ‘접촉’한 것으로 보고하는 등 허위 과장보고사례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변상위는 지난해 2월 적공과로 전입한 이후 이같은 포섭전술에 따라 JSA경비중대 2소대 소속인 신모, 김모, 이모일병 등 3명을 자신이 직접 접촉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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