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변상위 추가신문 내용]

  • 입력 1998년 12월 14일 19시 12분


지난 2월 귀순한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적공과(敵工課)소속 변용관상위는 귀순직후 군정보당국의 조사에서 자신이 접촉한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에 근무하는 소대원의 명단과 접촉경위 등에 대해 자세히 진술했다.

동아일보가 14일 입수한 ‘귀순자 변용관추가신문 결과보고’에 따르면 변상위는 판문점 대표부에서 1년간 근무하면서 선임조원의 강요로 3명의 JSA소대원을 한번씩 만났으나 재접촉에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변상위는 지난해 7월 JSA 2소대 일병 신과 만나 고향이 동두천이라고 소개받고 2개월간 재접촉을 시도하다 실패했으며 동료 적공조인 강모중위가 접촉하고 있음을 알고 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중위로부터 ‘신일병과 4,5차례 접촉하면서 술과 담배 등을 선물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2소대 일병 김 이과 한번씩 만난 뒤 다시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4개 소대중 2소대 근무자들의 접촉이 가장 수월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말경 비밀문건 보관소인 기무과를 청소하면서 개인별 면담철을 열람해 일병 이 김을 알게 됐으며 이일병은 강중위가 신년 축하엽서를 제공했다고 자랑해서, 김일병은 동료 김이 3,4차례 접촉했다며 자랑해 알게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초순에는 조모중위 등 3명의 동료가 “이 새끼는 롤렉스시계까지 선물했는데 뜻대로 잘 안된다. 병장이라 근무도 잘 안나와 다른 근무자를 통해서 접촉제의를 했는데도 무반응이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1월 중순에는 기무사 청소시 면담철 표지에 ‘두황’ ‘나무꾼’이란 별명이 쓰여있는 것을 보았으며 이는 JSA소대원끼리 부르는 별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4월15일 한국군 사병으로부터 김일성(金日成)생일축하화분과 족자를 제공받아 상부에 보고해 치하를 받았다고 적공대학 동기생이 자랑하는 것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변상위가 진술한 첩보는 총 50건으로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현황과 적공과 공작조 공작실태, 북한군 총정치국 적공국, 무력부정찰국 현황 등 10건은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군정보당국은 분석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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