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외교부의 인사관행이 과연 바로 잡아질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지배적이다. 한 서기관의 개탄이다.
“모두들 워싱턴으로만 가려고 합니다. 인사대상자의 80%가 워싱턴을 제1지망지로 적어냈습니다. 워싱턴이 승진과 보직에 유리하고 워싱턴에서 밀리면 뉴욕의 유엔본부로, 설령 유엔본부에서 밀리더라도 제네바에는 떨어질 것이라는 이른바 ‘관행’ 때문입니다. 전문성은 뒷전입니다. 아무리 다자(多者)외교를 강조하면 뭘합니까.”
본부의 또 다른 중간간부의 체념어린 말이다.
“‘청비총’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청와대 비서실, 외교통상부 장관 차관들의 비서관, 그리고 인사 주무부서인 총무과 사람들이 노른자위 공관으로 나가는 외무부의 오랜 관행 말입니다. 이번에도 ‘청비총’우선관행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문제는 더 있다.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신설된 통상교섭본부에 직업외교관 출신보다 외국어에 더 능통하고 지역문제에 밝은 ‘인재’들이 많은 데도 이들은 외무공무원법에 묶여 해외근무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러다 보니 아예 외무고시 제도를 없애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홍장관이 과연 ‘외풍’은 물론 이같은 ‘관행의 내풍’을 이겨내고 혁신적인 인사를 할 수 있을까.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김창혁<정치부>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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