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장은 15일 발언 경위를 물으러 찾아온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총무에게 “신문에 난 그대로”라며 벌컥 화를 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5대 국회 임기중 내각제 개헌을 완료키로 합의했지만 협상이 잘안되면 16대 총선 이후로 개헌을 미룰 수밖에 없다는 소신을 거듭 확인한 셈이었다.
구총무가 “의원총회에서 의장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자민련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지만 박의장은 “그런 말을 시켜놓고 이제와서 무슨 소리냐”며 오히려 구총무를 다그쳤다.
16일에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정권교체 1주년 기념식(18일)에 불참하겠다고 자민련측에 통보했다. 겉으로는 ‘특정 정당 행사에 참석하면 국회의장의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김국무총리 등 자민련 사람들을 보고싶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박의장은 탈당 시점을 국회제도개혁 작업에서 국회의장의 당적이탈 원칙이 확정될 때로 잡고 있다.하지만 마음은 이미 당을 떠난 지 오래라고 자민련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