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9일부터 소집키로 한 199회 임시국회까지 포함하면 올 한해 13차례나 국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들의 회기를 합하면 무려 3백10일에 이른다. 모두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문제는 사실상의 ‘상설국회’를 실현한데 있는 게 아니라 알맹이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국회 본회의 개의일수가 현재까지 52일에 불과한 점은 올 국회가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는지 쉽게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장 회기에도 불구하고 5백건이 넘는 법안들이 여전히 의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여야가 국회를 ‘생산의 장’이라기보다는 당리당략적 이해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장’으로 여겼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2번의 임시국회중 여야가 합의해 소집한 국회는 5번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소집했다.
또한 단독소집된 7번의 임시국회중 3번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공동여당의 철저한 외면으로 ‘100% 공전(空轉)국회’로 기록됐다.
한나라당이 15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안건으로 소집한 193, 194회 임시국회와 ‘야당파괴공작’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소집한 197회 임시국회에 공동여당은 아예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잇단 임시국회 소집이 의원들의 회기중 불체포특권을 활용, 사정한파를 비켜가기 위한 이른바 ‘방패국회’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정가에 ‘이신행(李信行)국회’‘서상목(徐相穆)국회’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