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본회의]野 『千국방해임안 왜 안넘기나』항의

  • 입력 1998년 12월 17일 19시 21분


17일 국회는 한때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기습점거하는 등 파행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여야가 천용택(千容宅)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표결을 임시국회로 넘기는 절충점을 찾아 파국을 면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이 천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넘기지 않은데 항의하면서 법안 처리를 거부키로 결정.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여당 단독의 본회의를 막기 위해 1백10여명의 의원들을 3개조로 편성해 의장실과 의장실입구 김봉호(金琫鎬)부의장실 등으로 보내 의장단의 본회의장 진입을 원천봉쇄.

의장실로 들이닥친 이재오(李在五)의원 등 50여명은 박의장 주위에 둘러 앉아 “평소 소신대로 행동하기로 유명한 박의장이 해임건의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에게 호통을 쳐야지 건의안을 법사위로 넘겨 유권해석을 의뢰하면 되느냐”고 항의.

이에 박의장은 “일사부재의원칙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잘 알고 있으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의사표시”라고 사견을 밝힌 뒤 “한나라당과 국회사무처의 의견이 달라 법사위에 해석을 맡긴 것”이라고 해명.

그러나 목요상(睦堯相)법사위원장은 “과거에는 그런 선례가 있었으나 국회법 개정으로 법사위가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반박.

김봉호부의장실은 김덕룡(金德龍)부총재를 조장으로 부산 경남지역의원 30여명이 점거했지만 서로 인사말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결국 박의장이 “내일 모레 임시국회가 열리니 총무회담을 바로 열어 절충방안을 찾아보자”고 한나라당 의원들을 설득했고 얼마후 3당 총무가 의장실로 모여 타협점을 마련하자 농성은 1시간여만에 싱겁게 종료.

○…3당총무회담 직후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총무합의사항을 추인.

한나라당 의총에서 이총재는 “여당이 우리에게 굴복했다”고 평가했으며 이재오의원은 “얼마전 정부가 나를 사찰한 기록을 입수했다”며 사찰기록 문건을 제시한 뒤 “안기부장이나 행정자치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함께 내자”고 제안.

자민련 의총에서는 이인구(李麟求)부총재가 “정정당당하게 천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참가하자”고 주장하자 상당수 의원이 동조의사를 표시.

이에 앞서 법사위는 여야간사회의를 열어 천장관 해임건의안 재제출이 일사부재의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법리판단의 문제가 아닌 정치행위로 처리가 어렵다”며 결론을 유보.

〈이원재·공종식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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