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위 ‘漁協비준안’ 공방전

  • 입력 1998년 12월 28일 19시 15분


28일 한일어업협정 비준동의안 처리문제를 다룬 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여야가 내세운 전문가들이 먼저 대리전을 벌인 뒤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는 순서로 진행됐다.

비준동의 반대론자인 서울대 신용하(愼鏞廈) 이상면(李相冕)교수 등은 “새 한일어업협정은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적 점유를 국제법상 보장해준 연합국 최고사령부 지령(SCAPIN)의 효력을 소멸시키고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새 협정 비준동의안이 내년 1월23일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동해바다가 무법천지가 된다는 정부 얘기는 협박에 불과하며 일본의 스케줄에 맞추려는 발상”이라면서 “재협상 기간중 동해는 국제법 질서 속에 놓여 우리로서 불리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교수는 “독도를 기점으로 배타적 경제수역을 주장한 일본이 새 협정을 근거로 국제재판소에 영토문제를 제기하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새 협정에 찬성하는 박춘호(朴椿浩)국제해양법재판소재판관은 “이번 협정은 독도 영유권문제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이를 자꾸 연관지을 경우 국익에 좋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내년 1월23일까지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무협정상태가 돼 심각한 어민 피해와 출어시 일본과 충돌이 우려된다”면서 “우리가 독도를 유인도라고 주장할 경우 우리보다 무인도가 많은 일본이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정부의 독도정책을 옹호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여야의원들은 격론을 벌인 뒤 비준동의안을 회의에 상정하기는 했으나 표결은 다음으로 미뤘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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