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석부총재는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신의론’을 강조했다. 그는 내각제 공론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이 ‘내각제 약속이 살아있다’고 했다”며 은근히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또 농담조로 “올해에는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는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의 ‘담판 무용론’과 같은 의미. 김총리는 최근 내각제 개헌에 대한 김대통령과의 담판에 대해 “이미 97년 당시 문서로 다 합의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담판이냐”고 말했었다. 그러나 한부총재는 “DJ와 JP의 담판을 통해 내각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담판론’ 주창자. 그는 서울 목동 자택에서 “내각제 합의 당사자인 두 사람이 하루빨리 담판을 지어 내각제로 인한 국론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 문제가 더 실질적인 화두(話頭)가 될 수 있다”면서 넌지시 양당 합당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부총재는 ‘담판론’에 ‘시기조절론’을 덧붙였다. 그는 서울 양재동 자택에서 “내각제 개헌을 위해선 여러 조건이 성숙돼야 한다”면서 “자민련이 채권증서 제시하듯 내각제 개헌 약속을 그대로 지키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적절치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계개편에 대해 “2,3개 세력이 대연합하거나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