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은 이날 일정이 빡빡해 신년인사회를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김총리의 오전 공식일정은 금융감독원 현판식 참석밖에 없었다.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자민련 당내행사에 나가면 내각제 개헌 등 예민한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 뻔해 연초부터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의견이 다른 것처럼 비치는 것을 김총리가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다음으로 지난해말에 돌출한 국회 정보위 529호실 사건으로 새해정국이 꽁꽁 얼어붙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김총리는 새해 들어 하례객을 거의 만나지 않을 정도로 처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청와대 신년인사회 등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을 빼면 당분간 떠들썩한 모임은 피할 예정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금은 떠들 필요가 없다는 게 총리의 심경”이라고 전했다.
김총리는 최근 언론기관이 실시한 내각제 여론조사에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도 침묵을 지켰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