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29호실 사건]여야의원 5명 비리연루의혹 제기

  • 입력 1999년 1월 5일 20시 06분


한나라당은 5일 국회 본청 529호실에서 나온 문건 47건을 추가공개하면서 이중 국회의원 개인동향 관련 5건과 국회내 활동 관련 9건 등 14건을 불법정치사찰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는 국민회의 회의자료 12건과 신문기사스크랩 20건이었다.

▽의원 동향〓문건에는 국민회의 K, H, K, J의원과 한나라당 L의원 등 의원 5명의 비리연루의혹을 제기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전지역에서 떠도는 유언비어 내용’이라는 제하의 2쪽짜리 문건의 주요내용은 현정권 핵심인사인 국민회의 K의원이 지방언론사 대표 모씨를 대전지검장에게 소개시켜 줌으로써 그가 슬롯머신 운영권을 장악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줬다는 것.

핵심당직자인 H의원은 재미교포로 추정되는 P씨로부터 ‘1백억달러 외자유치를 위해 뛰고 있으니 기소된 사건에 대해 선처해달라’는 편지를 받았다가 이 편지가 안기부직원의 손에 넘어간 경우. 이 문건에는 P씨의 명함도 첨부돼 있다.

중진인 K의원의 경우 자신의 비리의혹은 아니나 인척의 비리연루의혹 및 청와대 K비서관의 개입의혹이 담긴 4쪽짜리 탄원서가 공개됐다.

J의원에 대한 1쪽짜리 ‘동향보고서’에는 그가 첨단산업게임협회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설이 나돌고 있다는 것과 아울러 주변으로부터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인물평까지 들어 있다.

한나라당 중진인 L의원에 대한 98년 12월26일자 ‘첩보보고’는 중국대사 등 역할보장시 여당에 입당할 용의를 표시했다는 게 주요내용.

▽국회내 활동〓한나라당은 정보위차원을 넘어 국회활동 전반에 관해 수집한 자료 9건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는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구조조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메모를 비롯해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추진했던 국회법개정내용 등이 들어 있다.

한나라당의원들이 발의한 특별검사 임명법안과 제25차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 참석자 및 일정 등도 문건 중의 하나.

▽기타〓안기부직원들은 국민회의의 각종 회의자료도 적극 수집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자료에는 △선거법 개정을 위한 논의결과 △정당제도 개혁과제 검토안 △독일식 선거제도 및 정치현안 보고서 등이 포함돼 있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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