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응답의원 94명 중 16%인 15명이 ‘내각제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또 9.6%에 해당하는 9명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들의 면면에서 어떤 경향성은 보이지 않았으며 초선부터 중진까지 각자의 정치철학과 판단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제를 지지한 의원 15명 중 10명은 “원래 나의 소신은 내각제이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개헌시기 조절론’에 동의했다. 이들이 제시한 적절한 개헌시기는 “경제상황이 좋아지면…”, “정치권이나 민도가 좀더 성숙해지면…” 등이었다.
내각제를 지지하면서 약속이행을 주장한 의원은 3명이었다. 또 대통령제를 선호하면서도 약속이행론을 편 의원도 4명이나 있었다. 이들은 “만일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현 정권이 유지되겠느냐”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반면 자민련에서는 45명의 응답자 중 대통령제를 지지한 의원은 단 한사람도 없어 철저히 당론에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헌시기 조절론’에 공감한 의원이 2명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조사 당시 대부분 의원들이 당의 이해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항목에 기계적으로 기표, 실제 속마음은 다를 수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한영수(韓英洙)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비교적 솔직하게 평소의 소신을 피력했다. 두 사람 모두 내각제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국민회의가 개헌에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재협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