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연내 내각제개헌 실현여부에 대해 24%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데 대해 “당연한 결과”라며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내각제개헌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당위이지만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을 의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증거라는 것.
한 핵심당직자는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에 가장 밝은 게 정치인”이라며 “연내 내각제개헌과 내년의 새 정권 출범을 현실감있게 받아들일 정치인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민련은 의원 중 37%가 내각제를 지지한 대목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내각제개헌에 소극적인데도 이런 지지가 나왔으면 김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돌아설 경우 훨씬 많은 의원들이 내각제 지지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내각제개헌 추진을 둘러싸고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간 인식의 격차가 너무나 크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내각제개헌을 둘러싸고 양당간의 격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한나라당에서 내각제 선호 의원들이 상당히 늘어났다”며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여권의 공세를 이겨낸다면 이총재 대망론(待望論)이 확산돼 대통령제 당론이 유지될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기대·김정훈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