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선은 지난해 11월 전국위원회와 총재단 인선을 계기로 당 역학관계가 재편된 뒤 처음 실시되는데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당운영 방식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도 있어 비주류의 대응양태가 어떻게 나타날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 당지도부가 초반부터 ‘합의추대론’을 흘리며 이부영의원을 강력하게 밀고 있고 초재선의원 모임인 ‘희망연대’소속 일부 의원들마저 이재오의원을 상대로 사퇴설득까지 벌이는 등 표면적으로는 이부영의원이 세(勢)를 얻고 있다.
이에 비해 이재오의원은 지난해 8월 총무경선 당시 박희태(朴熺太)후보에 맞서 23표로 2위를 차지한 경력과 최근 국회 529호실 사건에서 현장지휘를 하며 두각을 드러낸 점 등을 무기로 삼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경선의 최대 관심은 비주류의 움직임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 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 등 비주류 중진이 한두차례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비주류의 집단적인 대응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또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도 “당이 어려울수록 총무 경선을 통해 결속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총재의 합의추대 방침을 비판하면서 민정계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초 민정계가 밀었던 정창화(鄭昌和)의원이 후보등록을 거절, 재야출신의 두 이의원만이 등록함으로써 보수 안정성향의 중진의원들이 선택할 폭이 극히 제한적으로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선 당일 상당수의 비주류 의원이 경선구도 자체에 불만을 품고 기권표를 던지거나 아예 불참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