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내각제 공론화」포문…대전서 신년교례회

  • 입력 1999년 1월 15일 18시 53분


자민련이 15일 본거지인 대전에서 ‘대전 충남북 시도지부 신년 교례회’를 갖고 내각제개헌 공론화의 첫 포문을 열었다.

행사장인 유성관광호텔 주변에는 ‘힘내세요 JP, 저희가 있습니다’ ‘민심도 내각제, 천심도 내각제’ 등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충청권의 국회의원 시도지사 지방의회의원 등 참석자 1천여명은 ‘내각제 쟁취’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대전의 이원범(李元範), 충북의 어준선(魚浚善), 충남의 정일영(鄭一永)의원 등 3개 시도지부 위원장이 먼저 불을 지폈다. 이들은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내각제개헌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구(金成九)대전시의회의장 등 3개 시도의회의장들은 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4년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바로 이 자리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의 결별 의사를 굳히고 자민련 창당에 들어갔듯이 지금도 국민회의와 갈라설 것을 각오하고 개헌 추진에 진력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격려사를 통해 “내각제개헌 합의 이행은 공동정부의 도덕적 기반”이라며 ‘신의론’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후세의 사가들에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약속을 지킨 지도자로, 김총리는 대통령후보를 양보한 지도자로 평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순서는 대전 충남북 당원 일동 명의의 결의문 채택. 조영재(趙永載)의원이 낭독한 결의문은 “현정권은 내각제 합의를 반드시 이행하라. 내각제를 저지하는 어떤 책략이나 음모도 배격한다. 어떤 탄압과 희생이 있더라도 불의와의 타협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김총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두사람이 참석할 경우 행사가 시도지부에서 중앙당 차원으로 격상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전념할 때이며 양당 지도부도 내각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는 공통인식을 갖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대전〓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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