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어쩌다 YS와 인연 맺었는지…후회만 쌓일뿐』

  • 입력 1999년 1월 25일 19시 16분


26일 경제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가 98년초 일기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형편없는 사람’ ‘치유불능’ 등의 극단적 표현으로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강전부총리는 특히 김전대통령이 환란의 책임을 자신에게 넘기려 한다고 생각했는지 “왜 그런 사람과 인연을 맺었는지 후회만 쌓일뿐”이라며 신세를 한탄했다.

국회 IMF환란조사특위가 입수해 분석중인 강전부총리의 일기에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해서는 긍정 부정의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무서운 사람” “백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사람”이라는 언급도 있었지만 “독선” “혼자 다 하는 스타일”이라는 등의 촌평도 있었다.강전부총리는 또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과 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의 청문회 답변태도를 비교 분석한 뒤 장전부장의 스타일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장세동의 태도가 바로 의리로 비쳐 국민의 호감을 산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청문회는 자기와의 싸움, 포커 페이스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일기에는 감사원이 자신을 환란의 주범으로 지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현정부 실세들에게 구명운동을 벌인 흔적도 들어 있다.

“가능한 한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자” “진념 김기환 김인호와 오찬.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의사표시하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 밤에 진념 전화, 비서실장과 대통령께 건의키로 합의했다고. 고마운 일”이라는 내용. “박상천장관에게 부탁하기로”라는 계획도 있었다.

강전부총리는 결론적으로 자신을 ‘희생양’ ‘주인을 잘못 만난 불운한 개혁주의자’로 묘사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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