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이모저모]이신행씨, 시종 무성의-고자세 답변

  • 입력 1999년 1월 29일 19시 39분


29일 기아사태관련 경제청문회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비판발언이 알려진 탓인지 김전대통령 부자의 출석을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가 제기됐다.

○…청문회 모두에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일주일 동안 증인신문을 벌였으나 김전대통령이 증언을 하지 않아 혼선과 위증의 논란이 진행되고 있고 차남 현철(賢哲)씨도 개인휴대통신(PCS)관련의혹 규명을 위해 증언이 필요하다”며 두 부자의 청문회장 출석을 촉구.

이에 장재식(張在植)위원장은 “일단 증언일자가 김전대통령은 다음달 8일, 현철씨는 5일로 통지돼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려본 뒤 다시 논의하자”고 제지.

○…수의(囚衣)차림의 이신행(李信行)전기산사장은 기산 부실, 기산의 기아그룹편입과정 등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에 시종 뻣뻣한 태도로 답변하거나 웃음으로 일축해 특위 위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이전사장은 기산사장 취임후 적자가 얼마냐는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의 질문에 “자료를 봐라. 내가 숫자를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맞받아쳤다.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의원은 “증인은 무슨 큰 공이나 세운 사람처럼 행세하면 안 된다”고 꾸짖은 뒤 “대한민국이 엉망진창이 된 데 증인이 일조한만큼 겸손하고 사죄하는 자세로 답변해달라”고 주문.

○…지난 주 기관보고에 이어 증인신분으로 다시 출석한 유시열(柳時烈)제일은행장은 97년7월 기아자동차의 부도유예협약과 관련해 “당시에는 분식 결산사실을 몰랐다”며 “기아사태를 빨리 처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심경을 피력.

유행장은 그러면서도 “기아자동차는 여신이 4조여원, 매출이 6조여원에 이르는 건실한 업체로 이를 바로 부도내면 옳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며 “다만 기아특수강과 기산은 문제가 많아 일단 협약에 집어넣은 뒤 처리절차를 밟으려고 했다”고 증언.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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