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연찬회 열어 내각제 공세 재개

  • 입력 1999년 1월 30일 08시 58분


자민련이 29일 ‘공동정권 1년의 평가와 자민련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국회의원과 원외 당무위원 연찬회를 갖고 내각제 공세를 재개했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보고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내각제개헌 공동추진위및 야당의 제3세력이 힘을 합쳐 내각제 공론화를 해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당의 정체성이 달라 연대는 가능해도 통합은 어렵다”며 국민회의와의 합당 불가를 선언했다. 그는 내각제개헌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내년 16대 총선에서 여권이 이기기 힘들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분임토의에서는 강온(强穩) 양론이 엇갈렸다. 충청권 출신 등 다수가 강경론을 폈다. 변웅전(邊雄田)의원은 “합당 주장은 ‘과부 몸 뺏고 집도 뺏겠다’는 생각”이라고 소리쳤다. 조영재(趙永載)의원은 “내각제청문회도 해야 한다”고 흥분했다. 반면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DJP가 빨리 담판을 벌여야 한다”며 슬쩍 발을 뺐다.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DJP관계가 손상되면 개헌을 하고도 총선 결과가 엉뚱하게 나올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

박태준(朴泰俊)총재는 후자쪽이었다. 대통령과 총리가 상의한다고 하니 기다리는 것이 예의라는 것. 또 일부 참석자가 청와대측을 비난하자 “그런 말은 삼가라”는 쪽지를 보내고 실무진이 준비했던 결의문을 채택하지 말라고 했다. 결의문의 골자는 연내 내각제 개헌 관철과 합당 결사 저지.

그러나 연찬회 후 저녁식사 자리에 동참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다른 소리 말고 하나로 뭉쳐 오늘 다진 의지를 펴나가도록 하라”며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살고 함께 끝날 것”이라고 말해 내각제공론화 주장에 우회적으로 힘을 실어주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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