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보고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내각제개헌 공동추진위및 야당의 제3세력이 힘을 합쳐 내각제 공론화를 해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양당의 정체성이 달라 연대는 가능해도 통합은 어렵다”며 국민회의와의 합당 불가를 선언했다. 그는 내각제개헌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내년 16대 총선에서 여권이 이기기 힘들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분임토의에서는 강온(强穩) 양론이 엇갈렸다. 충청권 출신 등 다수가 강경론을 폈다. 변웅전(邊雄田)의원은 “합당 주장은 ‘과부 몸 뺏고 집도 뺏겠다’는 생각”이라고 소리쳤다. 조영재(趙永載)의원은 “내각제청문회도 해야 한다”고 흥분했다. 반면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DJP가 빨리 담판을 벌여야 한다”며 슬쩍 발을 뺐다.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DJP관계가 손상되면 개헌을 하고도 총선 결과가 엉뚱하게 나올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
박태준(朴泰俊)총재는 후자쪽이었다. 대통령과 총리가 상의한다고 하니 기다리는 것이 예의라는 것. 또 일부 참석자가 청와대측을 비난하자 “그런 말은 삼가라”는 쪽지를 보내고 실무진이 준비했던 결의문을 채택하지 말라고 했다. 결의문의 골자는 연내 내각제 개헌 관철과 합당 결사 저지.
그러나 연찬회 후 저녁식사 자리에 동참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다른 소리 말고 하나로 뭉쳐 오늘 다진 의지를 펴나가도록 하라”며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살고 함께 끝날 것”이라고 말해 내각제공론화 주장에 우회적으로 힘을 실어주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