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 9일 기자회견…특위『성의보일땐 고발않겠다』

  • 입력 1999년 2월 8일 18시 56분


8일 국회 IMF환란조사특위의 경제청문회에 출석을 거부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9일 오전 9시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백50억원의 대선자금수수의혹 등 청문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김전대통령이 회견에서 밝힐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92년 대선자금과 관련해 여권을 향해 반격을 가할 경우 정국은 큰 파문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파탄과 외환위기 초래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할 경우 특위는 검찰고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전대통령측의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8일 “김전대통령이 내일 오전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 관한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그러나 어떤 내용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재식(張在植)특위위원장은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없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증인은 의무적으로 고발토록 돼 있다”며 “그러나 김전대통령이 서면증언이나 대국민사과성명 등 성의를 보일 경우 검찰에 고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전대통령은 이날 경제청문회 출석을 거부해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의 ‘92년 대선자금 1백50억원 제공’ 증언의 사실 여부 및 환란책임에 대한 규명작업이 무산됐다.

특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전대통령의 출석을 기다렸으나 김전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 산행에 나섰다.특위위원들은 김전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상도동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김전대통령이 “특위위원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며 산행을 떠나자 이를 취소했다.

특위는 9일부터 3일간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 이경식(李經植)전한국은행총재 등 3인방과 청와대특명수사반인 ‘사직동팀’관련 수사관계자들을 불러 2차 신문을 벌인 뒤 12, 13일 조사보고서를 채택하고 활동을 종료한다.

정전한보그룹총회장은 9일까지 한보사태와 관련한 서면답변서를 제출할 예정이어서 그가 김전대통령에게 제공했다고 시인한 1백50억원 외에 추가로 대선자금을 제공했는지의 여부와 정치권 로비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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