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전직대통령이)주막강아지처럼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 “(전직대통령이)떠들더라도 신경쓰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은 짤막하게 ‘상호주의정치’를 주문했다. 다음은 김수석을 수행한 서형래(徐形來)청와대정무비서관이 전한 이들의 발언요지.
▽전전대통령〓전직대통령은 여도 야도 아니다. 현직대통령이 잘돼야 국민이 잘된다. 전직대통령이 현직대통령을 해치는 것은 국가를 해치는 것이다. 전직대통령은 필요할 때 한마디 하면 모든 국민이 귀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주막강아지처럼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
전직대통령을 잘 보호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대통령이 되어 자기 시대만 새 시대라며 전임자를 비판해서는 안된다. 신문에 난 게 사실인지 모르나 전직대통령이 그런 소리를 안하는 게 좋다. 그런데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울컥해서 대응하지 않고 여유를 보인 것을 평가한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서 서로 미워하고 누구를 손봐야 하겠다고 해서는 어떻게 살겠느냐. 그러나 야당이 말을 안들으면 따끔한 맛도 보여줘야 한다.
▽노전대통령〓재작년 대통령선거 다음날 김중권(金重權)현청와대비서실장이 (감옥으로) 면회를 와 “지역갈등은 피해자만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똑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도 잘 안된다. 김전대통령도 왜 잘 하려고 하지 않았겠느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됐을 것이다. 속썩이고 골치아프게 하는 사람이 있지만 전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떠들더라도 신경쓰지 말라. ‘전임대통령문화’가 잘 정착됐으면 좋겠다. (전전대통령 얘기를 하면서)당한 사람은 섭섭하겠지만 내가 무슨 변명을 하겠느냐. 그때는 나도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느라 힘들었다. 나로서는 미안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은 참 까다롭다.
▽최전대통령〓호혜주의 원칙에 입각한 상호주의가 존중되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 김대통령이 성공하기를 빈다.
〈임채청기자〉 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