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내가 말하게 될때 올것”… 山行서 최근 심경 밝혀

  • 입력 1999년 2월 13일 09시 05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겨냥해 던진 ‘주막강아지’발언이 정가의 화제로 떠오른 12일 오전 김전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다.

매주 월 수 금요일 세 차례 산행을 다니는 김전대통령은 북한산의 체감온도가 영하10도를 밑돈 이날 불광사∼사모바위∼탕춘대∼구기동으로 이어지는 3㎞정도의 등산코스를 2시간여 동안 쉼없이 걸었다.

김전대통령은 전전대통령의 ‘주막강아지’발언에 대해 “내 앞에서 그 사람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일축하는 등 불쾌한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산정상 가까이에 이르자 “정상에 오르면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내려갈 때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내려갈 준비를 전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며 특유의 ‘권력등산론’을 폈다. 누구라고 지칭은 하지 않았으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한 말인 듯했다.

그는 평소 언론자유를 강조할 때 자주 써온 “국민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말을 되뇌기도 했다.

하산길에 접어들어 구기동 매표소 근처에서부인손명순(孫命順)여사와합류한 김전대통령은 “내가말을하게될 때가 올 것”이라며 9일로 예정했다가 미뤘던 기자회견을강행할뜻을내비쳤다.

김전대통령은 오후에는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된 고 홍영기(洪英基)전 국회부의장 빈소를 찾았다.

김전대통령측은 ‘주막강아지’발언에 대해 공식반응은 자제하면서도 전전대통령을 ‘골목강아지’라고 몰아세우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측근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 재임중 엄청난 비자금을 모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느냐”고 비난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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