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정국을 맞아 한나라당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중심으로 한 주류와 이한동(李漢東)고문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 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 강삼재(姜三載)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비주류 사이에 ‘신춘대결구도’가 가시화될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비주류 인사들이 설연휴 이후 당내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겠다고 별러왔기 때문이다.
비주류의 1차 공격목표는 이총재의 강경일변도 대여투쟁 노선.
이들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투쟁뿐만 아니라 ‘정치’를 병행시켜야 하는데도 이총재가 초재선의원들의 강성논리에 휘말려 결국 정치를 실종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의 정체성(正體性)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해 한나라당의 기반인 보수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비주류의 2차 공격목표는 집단지도체제로의 당체제 변경. 비주류 인사들의 정치적 성향이 달라 합일점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반(反)이회창’이라는 동일목표가 이를 가능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비주류의 ‘이회창 흔들기’ 거사는 한나라당의 빅뱅(대폭발)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소용돌이를 몰고올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정계개편 및 1년 앞으로 다가온 16대총선 전망 등과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어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다 여야 대치정국의 지속과 여권의 정계개편 추진은 비주류의 당내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즉 현 시점에서 비주류의 집단행동은 ‘사쿠라’논쟁을 몰고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외부요인 외에 한나라당 비주류의 최대 약점은 주요 인사들의 생각에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민정계의 한 축인 이한동고문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통한 당권장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반면 또다른 한 축인 김윤환전부총재는 보수신당 창당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계인 서청원전총장은 비주류인사들과 자주 접촉해 왔지만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현정권과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주춤하고 있고 강삼재 강재섭의원의 1차 목표는 세대교체 바람이다.
또 이총재의 장외투쟁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조순(趙淳)명예총재가 비주류와 행동을 함께 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아무튼 비주류 주요 인사들의 속셈은 서로 다르지만 비주류의 공세는 3개월째 공석중인 당무회의 구성 요구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어 집단지도체제 도입 투쟁을 시도한 뒤 세결집 여부에 따라 분당 또는 집단탈당 등 제삼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