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1년을 결산하는 김대통령의 민심진단은 생각만큼 밝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의 집권2년차 구상은 이같은 집권1년의 성과와 민심의 괴리에 대한 원인규명으로부터 출발한다.
김대통령은 특히 여야의 갈등으로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한 대목이 지난 1년간 다른 부문의 활동을 제약해온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21일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그동안 느껴왔던 정치의 실상을 토로하며 정치개혁의 당위성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은 야당에 대해서는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면서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김대통령은 정치의 근본틀을 바꾸기 위한 정치제도 개혁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그 요체다. 지역갈등 해소와 개혁기반의 공고화를 위한 것이자 ‘3김시대 이후’에 대비한 포석이다. 정치제도 개혁이 본격화되면 내각제 논란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는 듯하다.
김대통령이 무리한 정계개편이나 의원영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대화정치와 정치제도개혁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대통령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사회분위기 이완이다. 구조조정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도처에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는데도 위기의식 해이로 개혁의 결집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두번째 과제는 개혁의 긴장감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부정부패척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에 대한 희망을 여러 차례 강하게 피력했던 김대통령은 이를 통해 각종 개혁을 둘러싼 이해집단간의 소소한 갈등과 당리당략에서 비롯된 정국파행을 일거에 뛰어넘을 구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김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구조조정의 완결이다. 당분간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업문제가 최대 관건으로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좀더 허리띠를 졸라 맬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