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총재체제가 지난해 ‘8·31’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했지만 지난해 11월에야 전국위원회를 통해 부총재단을 구성했고 마지막까지 미정리분야였던 당무회의를 이번에야 정상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번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은 ‘다선(多選)우대’. 원내외를 불문하고 3선이상의 경륜이 있는 인사들을 모두 당무위원에 포함시켰다. 이총재측은 “야당은 국회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중하위당직자는 초재선으로, 당무회의는 3선이상으로 구성한다는 게 총재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다선우대’원칙에는 당무위원 인선을 둘러싼 또한번의 당내갈등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총재가 임의로 당무위원을 지명할 경우 ‘내편, 네편’식의 싸움이 불보듯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비주류측은 그동안 주류측이 당무회의 구성을 늦추면서 총재단회의와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해왔다고 비판해왔다. 따라서 이같은 ‘원칙있는 인선’으로 비주류의 불만을 어느 정도 다독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당무위원의 대다수는 주류쪽이다. 이회창계 또는 친이회창성향의 인사들이 41명이며 신주류인 김덕룡부총재계가 3명, 비주류인 이한동(李漢東)계 7명, 이기택(李基澤)계 5명, 김윤환(金潤煥)계 3명으로 분류된다.
지역적으로는 영남권이 26명, 수도권이 23명으로 호각세를 이뤘다. 반면 충청권과 호남권은 6명씩에 불과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앞으로 당헌을 개정해 9명의 부총재단을 당무회의 정수외로 제외해 그 숫자만큼 증원키로 했다. 또 당헌상 당연직 당무위원인 당소속 시도지사들은 현실적으로 당무회의에 자주 참석하기 어렵다며 ‘정수외 당무위원’으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종전 80인이내에서 60인이내로 줄였던 당무위원 수가 사실상 원상복구돼 ‘정치개혁’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