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임시국회/3당 전략]

  • 입력 1999년 2월 21일 19시 40분


《한나라당이 8일 단독소집한 뒤 개회식조차 열지 못하고 공전돼 왔던 제201회 임시국회가 22일부터 정상화된다.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여권으로부터 들었던 이번 국회의 핵심쟁점은 서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문제. 그러나 국민연금 확대실시를 둘러싼 행정 난맥상과 인사청문회 특별검사제 도입 한일어업협정문제 등 다른 현안도 산적해 있어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국민회의/정치-규제개혁 관철 주력★

자민련과의 공조를 통해 이번 임시국회를 정치개혁과 규제개혁을 위한 장으로 최대한 활용해 정치공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불거져 나온 국민연금 확대시행 문제는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해 대국민 설득을 벌여 반발을 최소화하고 그래도 안되면 시행을 유보하는 등 속전속결로 야당의 선제공격을 피해가기로 했다. 정치개혁은 국회정치구조개혁입법특위를 중심으로 일단 여야간 이견이 적은 국회관계법부터 회기중에 처리할 예정으로 국회사무처 구조조정작업은 운영위에서 다룰 계획이다.

고위공직자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 대상에 안기부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을 포함시키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위헌소지가 있다는 논리로 반박할 방침. 40여건의 민생관련 법안은 가급적 정부안대로 처리하고 특히 작년 정기국회 법안심사과정에서 내용이 변질돼 정부가 재제출하는 증권거래법 선물거래소법 등 규제개혁법안은 원안통과를 위해 소속 의원들을 적극 설득중이다.

국민회의는 또 브로커를 통한 사건수임을 금지하는 변호사법개정안과 공직사회의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부패방지법안도 이번에 처리할 계획이지만 특별검사제는 끝까지 수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자민련/민생현안 처리 최우선★

‘민생현안 우선, 정치현안 유보’ 입장이다. 시급한 민생현안으로는 국민연금 확대실시와 규제개혁 관련 후속 법안 처리 등을 꼽는다.

국민연금은 소득 추정방식을 현실화하는 등 보완작업을 거쳐 확대실시하고 규제개혁은 미처리 법안 63건과 정부가 새로 제출한 법안 18건을 모두 이번 회기중 처리한다는 방침.

자민련은 이와 함께 차일피일 끌어온 국회관계법 개정안도 회기 내에 처리하자는 입장. 국회 상시개원과 예결위 상설화 등을 통해 국회 입법 기능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게 자민련안의 골자다. 대신 인사청문회는 대상을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는 공직으로 제한해 야당이 요구하는 장관이나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은 제외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민련은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과 박상천(朴相千)법무부장관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탄핵소추안 등 정치성이 짙은 3개 안건의 처리에는 반대한다.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는 “모처럼 국회정상화 여건이 조성됐는데 여야의 감정 대립 소지가 큰 사안을 무리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자민련은 23일 국정협의회에서 당의 최종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어서 기존 방침이 수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방탄국회」비난 희석 노려★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목표는 크게 두가지. 우선 ‘수세의 그늘’ 벗어나기다. 한나라당은 우선 서상목의원 체포동의안을 박상천법무장관 해임건의안 및 김태정검찰총장 탄핵소추안과 연계처리하는 것을 추진해 ‘방탄국회’를 빈번하게 소집했다는 그동안의 비난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계산이다. 표결과정에서 여당의 이탈표를 끌어냄으로써 ‘여―여갈등’을 유발하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는 눈치다.

두번째는 대정부질문과 상임위활동을 통해 정부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 정책정당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방법론은 김대중(金大中)정부 집권 1년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실업난, 국민연금 확대실시 파문, 한일어업협정으로 인한 어민피해, ‘빅딜’ 대기업의 협력업체 연쇄도산 등은 한나라당으로선 ‘놓칠 수 없는 메뉴’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이 추진중인 대북문제 일괄타결방안에 대해서도 비판할 방침이다. “북한의 협정 위반이나 도발시 확고한 대응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현상을 일괄타결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안보문제만큼은 보수층의 편에 확실히 서겠다는 입장이다.

〈문 철·이원재기자〉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