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국민과의 대화/문답 요지]

  • 입력 1999년 2월 22일 07시 43분


―취임 1년 동안 잘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미증유의 최대 위기였던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금리와 물가안정도 안심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 반면 아쉬웠던 점은 실업자가 1백60만명을 넘고 잘못하면 2백만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고 정치안정과 개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으며 노사문제가 불안의 조짐을 보이는 것 등이 미흡한 점이다.”

―상인들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못느끼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경기예측지수들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기업부도율도 작년 1·4분기 0.54%였으나 지금은 0.12%로 내려갔다.”

―물가인상 3%억제를 지킬 수 있나.

“최대한 노력하겠다.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할 것이며 인상시 소비자대표들을 참여시켜 검증하도록 할 것이다.”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획기적 개선방안이 있나.

“은행자금이 거의 대기업으로 가서 직접 청와대에서 각 은행이 중소기업에 얼마만큼 대출했는가 일일보고를 받아왔다. ‘꺾기’도 대부분 없어졌다.”

―구조조정과 고용보장에 대한 견해는….

“정리해고 문제는 원칙적으로 기업이 자유를 가져야 하며 노사정합의에 의해 법으로 보장돼 있다. 다만 남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노조와 협의해서 하도록 한 것이다. 수많은 은행과 기업도 고통을 받고 있다.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노동자들이 고통도, 결과도 같이 분담하는 공정한 분담을 이룩할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들이 너무 헐값에 외국에 팔려나가는 것이 아닌가.

“외국자본을 받아들이는 것은 식민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선진국이나 개도국을 막론하고 투자를 받아들이려고 난리다. 국내총생산(GDP)에 대비해 영국은 20%, 중국은 24%가 외국자본이지만 우리나라는 2.6%정도밖에 안된다. ”

―국제신인도를 유지할 자신이 있나.정치불안과 노사불안이 걱정이 아닌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개혁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이 생기고 수출이 잘돼 외화가 늘어난다.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절대 아니다.”

―농어촌부채 경감 약속은 지킬 것인가.

“농가가 부채를 많이 지게 된 것은 지금까지 생산증대에만 힘썼지 가격보장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민들이 자기 생산품에 제값을 받으면 부채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선거하면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연상하는데 대통령은 이 문제에 떳떳한가.

“정치자금을 받았지만 법에 어긋나거나 대가성으로 받은 일은 결단코 없다. 97년 11월14일 이전에는 대가성만 없으면 죄가 안됐다. 야당이었으니까 천문학적인 돈을 줄 사람도 없었다. 과거 정권이 5년간 나를 문제삼고 여당간부들이 내가 몇백억원 먹었다고 난리치고 사직동팀이 친인척 계좌를 다 뒤져 조작발표하고 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 권력만 가지면 천문학적 정치자금을 만들고 했다는 것을 안다.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야당이 정계개편의 포기를 약속하라고 하는데….

“지금 정치는 국민의 직접 정치다. 야당이 6개월간 총리인준을 해주지 않고 2개월 동안 실업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원내과반수를 만들라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생겨났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인위적으로 야당의원을 빼오거나 공작할 생각이 없다. 야당을 국정의 정당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대할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여야총재대화나 여야중진대화도 할 것이다.”

―내각제 개헌 문제는 어떻게 되나.

“김종필(金鍾泌)총리와의 약속은 결코 잊고 있지 않다.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김총리와 둘이 결론을 내릴 것이다. 시간도 있으니까 기다려주면 원만한 결론이 나올 것이다.”

―지역감정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영호남만이 아니라 전국민이 하나가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 나는 지역차별의 최대 희생자다. 내가 이 세상을 뜬뒤 모든 국민으로부터 추앙을 받고 싶지, 어느 한 지역의 추앙을 받고 싶지는 않다.”

〈문 철·이원재기자〉 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