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국민과의 대화/답변 스타일]「DJ式화법」그대로

  • 입력 1999년 2월 22일 07시 43분


2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작년 1월18일과 5월10일에 있었던 두차례의 대화와 내용 및 스타일이 대체로 비슷했다. 다만 대통령에 당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의 토론회보다는 꽤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핵심 관심사로 부각된 구조조정과 실업문제에 대해 김대통령은 변함없이 기업주와 노동자의 고통분담을 유독 강조했다.

국내기업 해외매각에 따른 경제식민지화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외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외국자본 비율을 인용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인용 국가가 좀 다양해졌고 비율이 최신 수치로 대체된 정도였다. 외국의 대표적인 개혁 성패 사례로 소개한 나라는 종전과 같은 영국과 중남미였다. 결론은 ‘영국식의 철저한 개혁은 경제부흥을, 중남미식의 어설픈 개혁은 경제위기를 낳았다’는 것.

기업 부도율을 소수점 이하까지 외우는 등 답변마다 구체적인 수치를 인용하거나 전문 용어를 사용할 때 상세히 개념을 풀어주는 ‘선생님형’ 스타일도 여전했다. 중간중간 사투리를 섞은 구어체 발언 형식도 변함이 없었다. 또 “라면을 좋아하는데 집사람이 살찐다고 먹지 못하게 한다”는 등 부인을 유머 소재로 활용,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는 ‘노력’도 예전과 비슷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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