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보고서작성소위(위원장 어준선·魚浚善의원)는 22일 오후 초안에 비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정책담당자들의 개별책임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보고서안을 마련해 3월초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안이 김전대통령에 대해 내린 결론은 국정최고책임자로서 갖춰야 할 판단력 및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는 것.
정부조직법상 경제부총리가 재정 금융 외환 등 주요 경제정책을 관장토록 위임받고 있지만 대통령이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안정을 위해 경제관료들을 통솔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를 외환위기 속에 전격 경질해 내부혼란을 자초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또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의 증언으로 한보의 차입경영에 대한 김전대통령의 책임이 드러났고 김전대통령의 반대로 기아자동차의 부도처리가 무산돼 외환위기를 앞당겼다고 소위는 지적했다.
이 보고서안은 또 강전부총리가 △97년 7월부터 위기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나 무지와 독선으로 이를 간과했고 △중장기 과제인 금융개혁과제를 무리하게 추진해 환란을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은 수석 본연의 임무를 외면하고 강전부총리의 독주를 용인했으며 이석채(李錫采)전경제수석은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는데도 환율상승을 억제해 외환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는 것.
이경식(李經植)전한은총재는 97년초부터 외환위기를 경고하는 내부보고서를 무시해 보유외환관리에 실패했고 금융개혁입법과정에서 불명확한 태도로 재경원과 한은간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소위는 평가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