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23일 이들을 송환해 달라고 적십자사 채널을 통해 요구해온데 대해 서둘러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쳐 북한의 의도 등을 충분히 분석한 뒤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포함한 대북지원 문제는 미국 등 우방국과의 공조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27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북한과 미국간의 금창리 지하핵의혹시설에 관한 협상과 다음달 초로 예정된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방한 이후 대응책을 내놓아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에 따라 25일로 예정됐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원회 정례회의를 취소하고 다음달 4일 이를 열어 대북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같은 정부의 신중한 대응방침은 적십자회담을 통한 대북 식량 비료지원과 관련,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북한으로부터 받아낼 상응조치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당국자는 “우리가 북한에 제시할 카드는 상당 부분 공개된 반면 북한이 과연 이산가족교류나 납북자, 국군포로의 송환에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회담 재개보다는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응책을 내놓기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