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류의 권력장악에 불만을 느껴온 당내 중진은 한편으로는 권고문의 복귀를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전수석의 ‘부적격성’을 부각시켜 구로을 후보를 교체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견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해 권력의 무게중심이 신주류에서 구주류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법하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정치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당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분석도 당 일각에서 나돌고 있다. 그러나 구로을 후보교체는 김대통령의 당초 의지가 꺾인 것이라는 점에서 당정개편 등 김대통령의 정국구상이 의외의 암초에 걸린 게 아니냐는 상반된 해석도 적지 않다.
두 사건이 적잖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렇듯 김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방향과 여권 내 역학구도의 변화 등 권력 내부의 민감한 문제들과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