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총재회담의 성사를 위해서는 여권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즉 총장 총무라인을 통한 협상에서 여권이 더이상 야당흔들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
이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우리는 여야관계가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을 바라고 있지만 여권이 진정으로 야당을 존중하고 정계개편을 중단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여권이 말로는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야당파괴공작을 계속해 왔다”며 불신을 나타냈다. 김대통령이 인위적인 야당의원 빼내기를 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아직도 그 진의를 확신할 수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이총재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는 3월2일까지 여권의 대응태도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재회담 막후대화 창구역인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날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과 전화통화만 한차례 한 뒤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지 않은 채 지역구 행사에 참석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우리도 총재회담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몸이 더 다는 쪽은 김대통령”이라면서 “여권이 불신의 골을 얼마나 빨리 메우느냐에 따라 총재회담 성사시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