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의 정치지도자 원탁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에 대해 도울 수 있는 분야는 도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대통령은 “북한 김정일(金正日)을 만난다면 뭐라고 말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정일을 만나면 근본적인 얘기를 해야 한다”며 “북한이 전쟁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대화로 해결하려 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오늘이라도 실현된다”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큰 욕심은 없다”며 “당장 할 일은 한반도 대화를 통해 남북이 공존하는 일이며 이는 어려울 것 같아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그는 “서로 무력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거듭 말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고 그 다음 문제는 다음 정권과 국민이 합의해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개회식 기조연설을 통해 “폐쇄적 민족주의 등 20세기로부터 물려받은 부정적 요소를 총체적으로 청산하기 위해 의식개혁운동을 끊임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법적으로 외국인투자를 자유화하더라도 국민이 과거 폐쇄적인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활발한 외국인투자는 일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총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이 엔화가치 하락을 계속 방치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우리도 엔저로 인한 타격을 입지 않도록 일본정부와 적극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전일본총리는 동아시아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한국 일본 중국 홍콩과 아세안 5개국 및 국제금융기관 등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금융협의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나카소네 전일본총리 외에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코스타리카대통령, 피델 라모스 전필리핀대통령, 펠리페 곤살레스 전스페인총리, 포울 쉴테르 전덴마크총리 등이 참석했다. 또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특별강연을 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