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에도 한일어업 문제라면 팔걷고 나섰던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고 여기에 김수한(金守漢)의원이 가세했다. 이의원은 “저자세 외교에서 비롯된 어업협정 체결과 실무협상 실패로 인한 어민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며 “원점에서 재협상하라”고 촉구했다. 김의원도 “쌍끌이선단이 후속협상에서 누락된 것은 삼척동자가 들어도 웃을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의 체통을 엉망으로 만든 참을 수 없는 치욕”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를 바라보는 여당의원들의 표정에는 ‘답답해 죽겠다’는 안타까움이 배어 있었다.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의원의 질의는 하소연에 가까웠다. 그는 “몇천억원의 이해가 걸린 협상을 업종도 모르고 하다니 국민에게 석고대죄(石藁待罪) 할 일” “국민여론이 심상찮다” “내달 체결될 한중어업협정은 걱정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은 “어업협정 비준을 위해 여당의원들이 그렇게 전폭 지원했는데 이게 뭐냐”며 “쌍끌이선단 문제 등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당장 개선책을 강구해 국민앞에 설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군’이었던 여당의원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은 고군분투했다. 그는 해양수산부장관보다는 ‘잘못된 협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믿는 탓인지 ‘소신있게’ 답변해 나갔다.
그는 쌍끌이선단 누락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한일어업협정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분위기에도 맞지 않고 어민이익에도 맞지 않는다”고 야당측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다만 “잠정적으로 이달말로 예정된 한일어업공동위에서 쌍끌이선단 문제를 심도있게 토의해 원만한 합의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