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심야 참모회의에서 돌연 연기했던 기자회견은 당초 이번주중 강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역시 다시 미뤄진 셈이다.
박의원은 “의지가 있더라도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지연이 현 정국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1주년 기자회견에 이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자회견으로 정국의 기류가 ‘전(戰)’보다는 ‘화(和)’쪽으로 흘러가면서 김전대통령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크게 좁아졌다는 게 상도동측의 판단인 듯하다.
김전대통령은 기자회견 강행 대신 한동안 뜸했던 민주계를 비롯한 야당인사들과의 상도동 모임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이라는 정면돌파 방식이 지금은 어려운만큼 간접화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발언권을 유지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