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 지도위원 연석회의 시간인 오전9시에 맞춰 당사에 도착한 권고문은 당입구에 도열한 20여명의 계보 당직자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권고문은 상기된 표정으로 6층 당무 지도위원 연석회의장에 입장했으며 위원들의 악수세례를 받았다. 멀찌감치 앉아있던 위원들도 권고문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활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이날 회의는 원래 예정에 없었던 것. 그러나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이 권고문의 환영식을 위해 일부러 회의를 마련했다. 평소 50∼60명밖에 참석하지 않아 의결정족수를 가까스로 채웠던 회의장은 1백여명이 넘는 위원들로 빼곡이 메워졌다.
권고문은 “생애 마지막까지 당과 나라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님을 위해 생명을 바쳐 봉사할 것을 여러분 앞에 다짐한다”고 선언했다. 권고문은 특히 ‘생명’이라는 대목에 힘을 줬고 숙연한 표정으로 말을 듣던 위원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회의가 끝난 뒤 권고문은 점심을 들며 “그동안 사람을 마음대로 못만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술회했다. 점심도중 들어온 당 서열2위인 안의장은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구석에 앉았다. 한 당직자는 “장(場)이 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