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落馬 나와는 관계없다』…국민회의 중진들 해명

  • 입력 1999년 3월 5일 19시 51분


『난 아냐, 난 이강래의 ‘이’자도 꺼낸 적이 없어.』

국민회의 핵심 인사들은 요즘 이강래(李康來)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하며 펄쩍 뛴다. 자신은 이전수석의 낙마(落馬)에 절대로 관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권노갑(權魯甲)고문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구로을 재선거 후보로 결정됐을 때 구로지역의 종교단체 지도자들을 이전수석에게 직접 소개까지 해줬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는 “난 그때 지방에 있었다”고 설명했고 최재승(崔在昇)의원은 “대통령이 결심하면 따르는 게 우리의 생리”라고 강조했다.

다른 핵심인사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은 “나는 이전수석의 이름도 거론해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의 한 측근은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위치상 관여했을 수는 있지만 주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전수석은 말(馬)위에서 저절로 굴러 떨어진 것일까. ‘피해자’인 이전수석측 시각은 이와는 판이하다. 주모자를 꼽지는 않고 있으나 허위여론조사 보고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처음부터 치밀한 음모가 개입된 것으로 본다.

국민회의 인사들이 왜 이전수석 낙마파동과 자신의 무관함을 강조할까. 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른 듯한 사건전개에 모두 숨을 죽인 채 꼬리를 내리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 사건을 ‘항명’으로까지 인식했다면 후환(後患)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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