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홍준표의원 『여야 대화합을』고별사

  • 입력 1999년 3월 8일 19시 37분


8일 국회 본회의는 여당의원 3명의 5분발언에 이어 법안 등 29건의 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하고 1시간여만에 산회했다.

○…이날 본회의는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국민회의 김한길전의원의 전국구의석을 승계한 이훈평(李訓平)의원의 선서로 시작.이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으나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배의원들의 지도편달을 당부.

이어 대법원의 선거법위반 확정판결을 앞둔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의원이 아쉬운 표정으로 등단해 “부덕의 소치로 임기를 못 마쳐 용서를 바란다”며 “여야가 대립과 반목으로 연속된 정치를 극복하고 난국 타개를 위해 대화합하기를 바란다”고 짤막하게 고별사.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이에 “섭섭하다. 멋있는 귀거래사를 남겼다”고 ‘답사’.

○…이날 5분발언은 마치 ‘정책발표회’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아이디어들이 속출했으나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만이 발언에 참여했다.

정호선(鄭鎬宣)의원은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고 통일을 기원하는 뜻에서 제2건국을 위한 범국민 행사로 ‘밀레니엄 코리아, 한민족타임캠슐사업’을 제안.

그는 △12월31일 비무장지대에 분단의 아픔을 기록한 타임캡슐을 매설하고 △대한민국 50년 통치사료와 국정운영비전, 헌정 50년사 등을 청와대 앞마당과 국회 앞뜰에 묻자고 주장.

이어 김경재(金景梓)의원은 “지난 9개월간 유엔개발계획(UNDP)과 협의해 북한에 ‘평화의 자전거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철새도 넘어오고 소떼도 넘어가는 한반도에 따뜻한 동포애만이 분단의 장벽을 허물수 있다”며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

이석현(李錫玄)의원은 강원도 동강의 영월댐 건설과 관련, “세계적 희귀종과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인 동강을 보존하자”며 반대입장을 표명.

○…한나라당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회의 소속인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의 사회거부 방침을 재확인.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김부의장이 1월에 사흘 연속 ‘날치기’ 처리를 함으로써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회 권위를 실추시켰다”며 “김부의장이 사회를 보면 총무단의 안내를 따라달라”고 당부.

김부의장은 한일의원 축구경기에 참여한 뒤 이날 오후 늦게 귀국해 본회의장에 나오지 못했다.

홍준표의원은 의총에서도 “그동안 선배의원들의 귀를 거슬리는 발언을 했다면 용서해달라”고 고별사를 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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