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 정보과 학원담당반장 이시영경사(49)는 11일 “‘서울경찰청 등 상부에서 계속 학생들로부터 반성문을 받으라’고 지시를 내려 고민끝에 반성문을 허위로 작성하고 남씨의 이름으로 목도장을 파 날인한 뒤 총리비서실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경사는 “남씨가 사건발생직후 관악경찰서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물파손에 대해 죄송하게 됐다.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그 수준에서 반성문을 작성했다”며 “‘반성문은 절대 쓰지 않겠다’고 버티는 남씨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총리실로 보낸 A4용지 1장 분량의 반성문에는 ‘총리가 우리 학교를 방문했을 때 일부 과격학생들이 앞유리창을 파손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변상책임을 지겠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 남태욱’이라고 적혀 있다. 또 남씨가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변상금 30만원 역시 이경사가 자비로 내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총리실 조건호(趙健鎬)비서실장은 사건발생 직후 이무영(李茂永)서울경찰청장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학생들의 행위는 명백한 재물손괴다. 해당 학생들을 적발해 반성문을 받고 변상토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