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을 비롯해 5공인사들 중 30명 이상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정가에는 파다하다. 허화평(許和平) 허삼수(許三守)전의원이 내년 총선 때 포항과 부산에서 다시 출마하기 위해 지역구를 누비고 있고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동생 경환(敬煥)씨와 정호용(鄭鎬溶)전의원 안현태(安賢泰)전청와대경호실장 등도 정치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
이들은 내년 총선에 앞서 신당을 창당하거나 아니면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얻어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검토 중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얘기다. 이와 관련,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에도 전전대통령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후견인 역할을 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은 5공세력이 정치 전면에 나설 경우 한나라당의 ‘독무대’인 영남에서 완충지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장세동씨가 여권과의 사전교감 하에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는 눈치. 자민련은 5공인사들의 정치재개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환영을 표하면서 이들의 영입까지 추진한다는 방침.
○…한나라당은 5공인사들의 정치재개로 텃밭인 대구 경북(TK)과 서부경남 지역을 잠식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구출신인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TK지역에서는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
특히 현재 TK지역은 다른 대안이 없어 한나라당 쪽에 기울어 있지만 ‘5공 신당’이 생길 경우 민심의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현지 사정을 아는 사람들의 얘기다. 한나라당은 특히 여권이 한나라당의 영남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전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정치활동 재개를 부추기려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형편이다.
〈김차수·윤승모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