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여야간에는 양당 사무총장 외에 별도의 ‘핫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총장선 말고 별도 채널이 있었다”며 “이번 회담은 3시간을 넘는 내실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 일각에서는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김정무수석을 통해 ‘충분한 시간 동안 흉금을 터놓고 모든 쟁점현안을 조율한다’는 데 합의했을 것이란 얘기다. 또 ‘뜨거운 감자’인 세풍(稅風) 총풍(銃風)사건 처리에 대해서도 핫라인을 통해 ‘미미한 수준’이나마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이총무가 14일 김정무수석을 만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표명을 한 것도 총재회담 개최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 때문인지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이날 총재회담에 자민련이 배제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자민련을 기피하는 이면에 정치적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