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총재회담/성사까지]‘DJ癌’발언후 한때 무산위기

  • 입력 1999년 3월 16일 08시 31분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총재회담은 서두를 필요 없다” “밥이나 먹고 사진이나 찍는 회담은 필요없다”고 느긋한 자세를 보였던 여야의 태도가 급반전된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12일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의 ‘DJ암’ 발언 때문에 총재회담이 무산 위기에 빠진 것을 계기로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여야가 회담 개최에 가속페달을 밟은 것.

이 과정에서 여야간에는 양당 사무총장 외에 별도의 ‘핫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총장선 말고 별도 채널이 있었다”며 “이번 회담은 3시간을 넘는 내실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 일각에서는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김정무수석을 통해 ‘충분한 시간 동안 흉금을 터놓고 모든 쟁점현안을 조율한다’는 데 합의했을 것이란 얘기다. 또 ‘뜨거운 감자’인 세풍(稅風) 총풍(銃風)사건 처리에 대해서도 핫라인을 통해 ‘미미한 수준’이나마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이총무가 14일 김정무수석을 만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표명을 한 것도 총재회담 개최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 때문인지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이날 총재회담에 자민련이 배제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자민련을 기피하는 이면에 정치적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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