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감 느낀 자민련 돌연 對野 강경 선회

  • 입력 1999년 3월 16일 19시 01분


한동안 여야관계에서 유연한 입장을 취했던 자민련이 여야총재회담 성사로 모처럼 화해기류가 조성될 기미가 보이자 갑자기 대야(對野)강경노선으로 돌아섰다.

자민련은 16일 소속 의원들에게 18일 국회본회의에 전원 출석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은 “국회 IMF국정조사특위의 보고서 채택과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한나라당이 반대할 것으로 보여 단독처리가 불가피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15일 총재단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을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에 강행 처리키로 결정했다.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국민회의와 협력해 서의원 체포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민련이 이처럼 느닷없이 입장을 바꾼 까닭은 간단하다. 자민련이 빠진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의 총재회담에서 모종의 ‘빅딜’이 이뤄질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전에 각종 국회 현안에 대해 일일이 강경 입장을 천명, 양측이 주고받을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겠다는 게 자민련의 의도다. 특히 국민회의에는 ‘한나라당과 섣부른 거래를 하면 협조할 수 없다’는 경고를 던져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의 급격한 관계개선을 막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작용했다. 총재회담의 창구였던 여야 사무총장회담에 한번도 동석하지 못한데 이어 총재회담에서마저 소외를 당한 게 모두 한나라당의 요청 때문이라는 게 자민련의 인식.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는 “그동안 서상목의원 건 처리 유보 등 여러차례 한나라당을 지원했는데 보답이 겨우 이거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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