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재보선 스케치]한표 한표에 탄식­환호 교차

  • 입력 1999년 3월 30일 19시 31분


3개 지역 재 보선 결과가 30일 밤늦게 드러나자 각 후보진영에는 희비가 교차됐다. 각 후보와 당관계자들은 이날 밤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구로을의 경우 예상과 달리 투표율이 30%대를 훨씬 상회하자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후보측 관계자들의 얼굴에 희색이 가득.

그러나 한후보측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며 유권자들에게 1인당 전화를 10통 이상씩 걸어 기권을 방지토록 하라고 운동원들을 독려. 한후보는 개표가 시작되자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TV로 개표상황을 시청.

한나라당 조은희(趙恩姬)후보측은 투표율이 높은 데 대해 놀라면서도 “지지계층이 몰려있는 신도림동 구로1동 등의 투표율이 평균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자위.

조후보측은 이날 부정투표 가능성에 대비해 운동원 2백여명을 48개 투표구에 분산 배치해 상황발생시 즉각 선거사무소로 연락토록 하는 등 비상체제를 구축. 조후보는 오전6시 투표한 뒤 서울구치소로 가 남편 이신행(李信行)전의원을 면회.

○…시흥에서는 자민련 김의재(金義在)후보가 이날 오후 매화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에게 적발돼 한동안 양후보 운동원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

한나라당 장경우(張慶宇)후보측은 이날 김후보가 투표소에 들렀다가 나오자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증거”라며 이를 사진촬영하는 한편 김후보 차량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입구를 봉쇄.

김후보측은 “자민련측 참관인들이 자주 자리를 비워 이를 점검하기 위해 들렀을 뿐”이라고 해명.

한나라당은 또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이날 오전 시흥의 투표소에 들른 것을 문제삼아 “박총재가 은행동 제5투표구에 들러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권유한 것은 선거법위반”이라고 비난.

자민련측은 오전 출구조사에서 김후보의 지지율이 장후보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안심하지 못하는 모습. 당 지도부는 “모든 운동원은 투표가 끝나는 오후6시까지 현장을 지켜라”고 지시하는 등 지지층의 투표율 제고를 독려.

○…안양의 경우 역대 선거에서 서민층이 많은 만안구 지역(문예회관 개표소에서 개표)과 평촌 아파트단지를 포함하는 동안구 지역(평촌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 개표)의 투표성향이 확연히 달라 각 후보 진영은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양쪽 개표소에서 들어오는 소식을 비교 점검하며 일희일비.

만안구 지역에서 강세를 보여온 국민회의 이준형(李俊炯)후보측은 문예회관 개표소에서 오는 소식에 특히 기대를 걸었고 한나라당 신중대(愼重大)후보측은 평촌아파트 단지 쪽의 개표 상황을 중점 점검하는 모습.

이날 낮 동안 예상 투표율이 당초보다 높게 나타나자 두 후보 진영은 “표 결속력이 약한 여권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많이 갔다는 증거”(이준형후보측), “신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노년층과 여성층의 투표 참여가 높다”(신중대후보측)고 아전인수식 해석.

이에 앞서 국민회의 이후보는 오전6시반경 동안구 귀인동사무소에 설치된 귀인동 제1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한 뒤 안양2동사무소 등 인근 투표장을 순회하며 투표 상황을 점검.

한나라당 신후보도 오전9시10분경 부인 김영희(金英姬)씨와 함께 귀인초등학교의 귀인동 제3투표소에 나와 투표.

〈윤승모·이원재·공종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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