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앞선 후보측은 미리 ‘당선소감’을 배포하거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반면 뒤진 후보측은 당락이 확정될 때까지 뒤집기를 기대하면서 초조한 표정으로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저녁 7시10분경 구로중 체육관에서 개표가 시작된 구로을은 초반부터 국민회의 한광옥(韓光玉)후보가 한나라당 조은희(趙恩姬)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면서 싱겁게 당락이 결정.
한후보는 저녁 8시50분경 선거사무실로 나와 환호속에서 박광태(朴光泰)선대본부장 등의 ‘축하인사’를 미리 받았고 특히 공천을 양보한 김병오(金炳午)전의원을 껴안으며 감사의 뜻을 전달.
투표 직후 서울구치소로 가 남편 이신행(李信行)전의원을 면회한 조후보는 밤늦게 선거사무실로 돌아와 눈물을 흘리는 운동원들을 위로하고 귀가.
○…시흥체육관에서 개표가 진행된 시흥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까지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아 양후보 관계자들을 애태우게 했다.
자민련 김의재(金義在)후보는 마음을 놓지 못하다 밤11시경 1천표 이상 앞서나가자 안도. 한나라당 장경우(張慶宇)후보측은 한때 표차이가 3백표 미만으로 좁혀져 역전극을 기대했으나 패배가 확실해지자 “승산이 있는 선거였는데 중앙당 지원이 서울 구로을에 몰리는 바람에 졌다”며 아쉬워하는 모습.
…안양시장선거 개표에서 한나라당 신중대(愼重大)후보는 박빙이 되리란 예상을 뒤엎고 초반부터 국민회의 이준형(李俊炯)후보를 10% 정도 앞서갔다.
신후보의 사무실은 투표종료와 동시에 발표된 방송사의 투표구조사 결과 발표를 듣고 들뜬 분위기였으며 곧 ‘당선소감’을 미리 배포. 반면 비산동 이후보사무실에서 개표결과를 지켜보던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안양지역 세명의 국회의원이 모두 여당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결과는 정말 의외”라며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된다”고 침통해 했다.
○…국민회의 내에서는 안양시장선거의 패인이 ‘공천 잘못’이라는 지적에 따라 ‘책임론’이 대두.
이는 한나라당 신후보가 당초 국민회의 공천을 희망했고 당지도부도 공천을 적극 검토했으나 이 지역 지구당위원장인 이석현(李錫玄) 최희준(崔喜準)의원이 기존조직의 반발을 이유로 이위원장의 공천을 밀어붙였던 것.
한 고위당직자는 “막상 선거에 들어가보니 공천에 반발할 조직이라는 것이 없을 정도로 기반이 취약했다”며 “두 의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윤승모·이원재·공종식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