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여여(與與)공조가 우선이라는 기류. 서울 구로을과 경기 시흥 선거 결과가 ‘DJP’연합공천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 만큼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회의와의 연합공천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태준(朴泰俊)총재가 31일 재 보선 당선자 환영식 치사에서 “공동여당이 공조만 잘하면 황무지에서도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시각의 반영이다. 박총재는 특히 국민회의와의 공조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해 당내 내각제 강경론자들을 은근히 견제했다.비(非)충청권 의원들은 대부분 박총재 견해에 공감하는 쪽이다. 자민련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에서의 당선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갖는 이들은 국민회의와의 합당에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반면 충청권 의원들은 국민회의와의 차별화가 시급하다는 쪽이다. 이들의 선봉장격인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이날 제주 탐라대에서 특강을 갖고 내각제 공세 본격화에 나섰다.
그는 4월 중 당내 내각제추진위를 확대 개편, 전국을 돌며 대국민 내각제 홍보전에 들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김부총재 등은 국민회의와 합당할 경우 충청권 자민련 의원들이 전멸할 것이라는 생각이다.양측은 특히 당직개편을 놓고 세력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 자민련은 이래저래 한동안 집안 싸움에 시달릴 전망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