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교체경위부터 논란거리다. 청와대측은 최교수가 자진해서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본인은 “해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청와대의 경질의지와 본인의 사의(辭意)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김한길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은 2일 “정책기획위가 주로 새 천년 프로젝트를 담당해왔으나 새 천년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됐기 때문에 당면과제인 경제분야의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교체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이념논쟁이 최위원장 교체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점이다. 김수석은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으나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기획위가 대통령의 유일한 자문기관인데도 이념논쟁에 휘말리게 된 이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념논쟁의 경위야 어떻든 보수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김대통령의 의중도 반영된 셈이다. 또한 내각제에 반대입장을 표명해 김총리의 반감을 산 최위원장을 교체함으로써 김총리의 ‘비위’를 맞추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으나 이는 주된 요인인 것 같지는 않다.
결국 김대통령의 뜻과 입장을 헤아린 김수석이 최위원장의 교체를 주도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